“프롬 스크래치가 뭐길래?” 네이버·SKT·업스테이지 AI 논란 정리

요즘 AI 업계에서 가장 시끄러운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프롬 스크래치(from scratch)”입니다.

네이버·SKT·업스테이지 같은 국내 대표 AI 기업들이
“베낀 거 아니냐”는 의혹에 휘말렸고,
그 중심에는 정부 주도의 ‘국가대표 AI’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논란이 왜 생겼는지,
각 회사는 무엇을 해명했는지,
그리고 이 이슈가 왜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지를 정리해보겠습니다.


프롬 스크래치 논란, 왜 시작됐을까

정부가 추진한 국가대표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의 핵심 조건 중 하나가
“프롬 스크래치”였습니다.

의미는 단순합니다.

외부에서 이미 만들어진 모델의 가중치나 체크포인트를 가져다 쓰지 말고,
처음부터 직접 설계하고 학습하라는 요구입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였습니다.

현실의 AI 개발에서는
트랜스포머 구조, 오픈소스 라이브러리, 공개 알고리즘을 쓰는 것이 거의 표준인데
“어디까지가 허용이고 어디부터가 탈락이냐”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이 모호함이 그대로 논란으로 번졌습니다.


업스테이지: “중국 모델을 베꼈다?”는 의혹

가장 먼저 불이 붙은 곳은 업스테이지였습니다.

업스테이지의 대형 언어 모델이
중국 계열 AI 모델과 일부 파라미터가 매우 유사하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특히 레이어 정규화(LayerNorm) 계층 일부가
90% 이상 비슷하다는 분석이 공개되면서
“프롬 스크래치가 아니라 기존 모델을 가져다 쓴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번졌습니다.

업스테이지의 대응은 비교적 빠르고 공개적이었습니다.

  • 문제로 지적된 부분은 전체 모델 가중치 중 극히 일부
  • 구조적 유사성은 같은 아키텍처를 쓰면 자연스럽게 발생 가능
  • 학습 로그와 과정 공개를 통해 독자 학습을 증명

결국 의혹을 제기했던 측이 공개적으로 사과하면서
표절 논란 자체는 일단락되는 분위기였습니다.

이 사건은
“기술적 유사성 = 베꼈다”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한 업계 토론을 남겼습니다.


네이버: 외부 모듈 사용이 문제였다

다음은 네이버입니다.

네이버는 언어 모델 자체는 독자 개발했지만
이미지 처리를 담당하는 비전 인코더에
외부 오픈소스 기술을 활용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여기서 논쟁의 포인트는 이거였습니다.

  • 프롬 스크래치는 “핵심 LLM만” 해당되나?
  • 아니면 멀티모달을 구성하는 모든 모듈이 대상인가?

네이버는
핵심 언어 모델은 처음부터 직접 만들었고
비전 모듈은 부가 기능에 가깝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정부 평가는 더 엄격했습니다.

외부 모듈 의존 자체를
독자성 요건 미충족으로 판단했고,
결과적으로 네이버는 1차 평가에서 제외됐습니다.


SK텔레콤은 어땠을까

SK텔레콤 역시
같은 기준 아래에서 검증을 받았습니다.

일부에서는
“외부 기술을 활용한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왔지만
SKT는 초기 가중치부터 학습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현재까지는
프롬 스크래치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평가받는 쪽에 가깝습니다.


이 논란의 진짜 핵심

이 이슈를 단순히
“누가 베꼈다 / 안 베꼈다”로 보면 중요한 걸 놓칩니다.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프롬 스크래치의 정의가 불명확했다는 점
현대 AI 개발에서 완전한 무(無)에서 시작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둘째, 오픈소스 활용과 기술 독자성의 경계
어디까지가 ‘표준 활용’이고
어디부터가 ‘의존’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부족했습니다.

셋째, 정책 목표와 기술 현실의 간극
국가 AI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목표는 명확하지만
현실적인 평가 기준이 뒤따르지 못했습니다.


정리하며

이번 논란에서
네이버·SKT·업스테이지가 명확히 “베꼈다”고 결론 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드러난 건
AI 시대에 “독자 기술”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라는 더 큰 질문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한국 AI 정책이 한 단계 성숙해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마찰에 가깝습니다.

앞으로 중요한 건
누가 탈락했느냐보다
다음 기준이 얼마나 명확하고 현실적으로 정리되느냐일 겁니다.

그리고 이 논쟁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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